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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는 이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 명에 가까운 러시아군이 집결하면서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을 열어 담판에 나섰다.

바이든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강력한 수단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자,

푸틴은 “나토가 우크라이나까지 확장하지 않는다고 보장하라”며 맞불을 놓았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옛 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놓아주지 못하는 걸까?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크렘린궁 누리집의 글에서 1천 년 전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며 두 나라의 역사적 동질성을 주장했다. 두 나라가 중세 국가 ‘키예프 루스’에서 기원한 ‘한 민족’으로 역사와 언어, 종교적으로 연결된 공동체라며, 현재의 분열은 “재앙”이라고 했다.

 

또 서구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공격용 발판”으로 노리고 “위험한 지정학 게임”을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우크라이나 고유의 문화를 부인하고 자신의 영토적 야심을 정당화하려는 ‘제 논에 물 대기’라는 싸늘한 반응만 얻었다. ‘우크라이나 역사연구소’ 소장이었던 게오르기 카시아노프는 “과거에는 다른 맥락이었던 역사적 사실을 현재 입장에 맞춰 재해석한 것”이라며, 푸틴이 말하는 민족은 19세기 후반에 나온 개념이라고 비판했다.

 

푸틴의 논리가 역사의 외피를 두른 정치적 선전이라는 의심은, 그가 우크라이나의 주권이 “러시아와의 파트너십에서만 가능하다”라고 선을 그을 때 더욱 짙어진다. 소련은 1990년 독일 통일을 용인하는 대가로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나토는 폴란드, 체코 등 옛 공산권에 이어 발트 3국까지 회원으로 흡수하며 동진했다.

 

러시아로서는 2천㎞에 가까운 국경선을 맞댄 우크라이나에 나토군이 들어오는 상황까지 더는 감내할 수 없다고 여긴 것 같다. 그러나 자기 이익을 위해 약소국을 짓밟을 수 있다는 일방통행은 패권 논리로 읽힌다.

 

 푸틴은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시민 봉기로 친러 정부가 무너지자,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 동남부 러시아계 주민의 반란을 부추기고 지원했다. 지난 7년 동안 1만 4천 명이 희생된 무력 충돌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2008년엔 러시아와 연대를 바라는 우크라이나인이 51%였지만,

2021년엔 거꾸로 나토 가입 지지자가 58%로 늘었고 러시아와 연대는 10%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나토는 2008년 우크라이나의 회원 가입을 약속했지만, “회원국 간 이견이 남아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행을 미루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군사 위협을 나토 가입의 명분으로 삼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위협으로 여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원하는 안전 보장과 나토 가입 카드를 주고받아 갈등.